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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우정이야기]“반쪽짜리 나만의 우표는 이제 그만”
    우정사업 홍보/우표는 내친구 2009. 6. 8. 10:01

    2008 06/24   뉴스메이커 780호

     

     우정사업본부에서 새로 낸 나만의 우표와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선보인 나만의 우표들. 

     

    우표는 화폐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발행하는 유가증권이다. 디자인에서 인쇄까지 모든 과정을 국가가 관장한다. 때문에 한 종류의 우표는 재질과 이미지에서 완벽하게 같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그림이 달라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우표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개인이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는 우표도 있다. ‘나만의 우표’가 그것이다. 나만의 우표는 고객이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하는 고객 맞춤형 우표다. 아이 돌이나 회갑, 결혼 등 뜻깊은 날을 기념하는 사진을 우표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나만의 우표라고 하니까 본인 또는 가족 사진만 떠올리기 쉽지만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고 초상권이나 저작권을 침해하지만 않는다면 어떤 장면, 어떤 인물, 어떤 이미지여도 무방하다. 개교기념일이나 지자체의 축제행사, 기업체의 창립기념일 등 다양한 날을 나만의 우표에 담을 수 있다.

     

    나만의 우표는 고객 맞춤형이지만, 국가가 인정하기 때문에 실제 우편물을 부칠 때 사용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나만의 우표 하나만 부쳐서는 유효 우편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현행 나만의 우표는 국가에서 디자인한 우표와 반드시 함께 사용하도록 돼 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발행한 우표 옆에 빈 자리를 두고 그곳에 나만의 우표를 붙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왼쪽에 지정된 우표, 오른쪽에 나만의 우표가 있는, ‘이란성 쌍생아’ 우표인 셈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이 왼쪽에 자리할 나만의 우표 디자인 4종을 최근 새로 내놓았다. 해와 달을 소재로 한 시트형 2종과 담양의 메타세쿼이야 가로수길과 장미를 소재로 한 홍보형 2종이다. 시트형은 개인, 홍보형은 단체를 겨냥한 것이다. 나만의 우표 디자인이 한동안 바뀌지 않아 식상해하던 소비자들로서는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국가 디자인은 내 맘대로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나만의 우표라는 한계는 여전하다.

     

    국가 지정 디자인을 아예 없앨 수는 없을까. 두 장짜리 말고 한 장으로 된 나만의 우표를 만들어 부칠 수 있다면 소비자가 더 선호하지 않을까. 외국에선 한 장짜리 나만의 우표를 발행하고 있다. 사각 테두리에 우정기관 명칭과 요금을 새겨놓고 여백에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집어넣는 형태다.

     

    미국의 경우 우정청이 지정한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나만의 우표를 만들어준다. 스탬프스닷컴(Stamps. com), 재즐닷컴(Zazzle.com)이 이런 서비스를 대행하는 대표적 업체다. 미국에서 나만의 우표는 Personalized Stamp 또는 Customized Stamp라고 불리며 우표가 아니라 일부인(metal label)의 개념으로 통용된다. 따라서 우표 발행 규칙에 구애받지 않는다. 정식 우표에선 사후 10년이 되지 않은 인물을 소재로 삼을 수 없지만, 나만의 우표는 이에 상관없이 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성 추문 상대였던 모니카 르윈스키의 얼굴이 나만의 우표에 실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영국에선 나만의 우표 제작이 더 용이하다. 영국 우정공사인 로열 메일이 지정한 스마트스탬프(Smart Stamp)의 소프트웨어를 구입, PC에 세팅해놓고 필요할 때 주문하면 24시간 내에 원하는 주소지로 보내준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표 대신 요금 스티커를 고객이 인터넷으로 우편 봉투에 프린트해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Print-your-own-postage, 번역하자면 ‘나만의 우편 봉투’인 셈이다. 일본 우정에서도 2006년 9월부터 프레임 우표라는 이름의 나만의 우표를 제공한다. 웹사이트에 제시된 4가지의 틀 가운데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에 사진을 올리면 제작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외국에선 가능한데 우리는 왜 안 되는 걸까. 행정 관리 상의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나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표를 신성불가침의 성역으로 여기는 우리 국민의 보수적 인식만 바뀐다면 변화의 여지는 많다. 우정사업본부 송관호 우표팀장은 “그렇지 않아도 최근 나만의 우표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고객 취향에 맞게 한 장짜리 나만의 우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탁 경향신문 논설위원> jtlee@kyunghyang.com 

    출처 : 우정마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글쓴이 : 우정사업본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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