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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대명산 - 48-2 방태산 산행기와 사진
    산행 과 여행/100대 명산 산행(완료) 2010. 2. 21. 23:25

     

    1.방태산(芳台山)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산마루 넘어가는 흰 겨울을 배웅하고, 계곡 물에 흘러오는 봄소식을 마중하러, 방태산으로 들어간다.

    산세가 크고 넓어, 커다란 방태기 모양이라서, 그리 부른 듯 하다.

    통나무의 속을 파내서 만든 큰 함지박을, 강원도와 경상도에서는 방태기라고 부른다.

    방동리에서 보면 정상부가 주걱처럼 생겨서 주억봉이라 부르는데, 삼남면에서 보면 능선 서쪽의

    깃대봉이 정상이다.

    두 봉우리를 잇는 능선에서 북쪽을 내려다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같은 지형을 이루는데,

    흡사 방태기를 내려 놓은 듯 하다. 그래서, 한국판 노아의 방주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2.인제(麟蹄)

      지형이 돼지 발 같이 생겼다하여, 고구려 때에는 저족(猪足), 신라 때에는 희제(희蹄)라 부르다가,

      고려 때부터 같은 발이라도 영물인 기린이 더 낫다고 하여, 기린의 발 즉 인제로 개칭하였다.

      "두메에 비록 시내와 산의 좋은 경치가 있으나(峽村雖有溪山之奇), 한 때 병란을 피할 만 한

       곳이지(可一時避兵), 오래 대를 이어가며 사는 데에는 적당치 아니하다(不合世居).

      "고 택리지에 쓰였다.

      이처럼 두메산골 오지인 이곳도, '경춘고속도로'가 2009.7.15.에 개통되면서,

      청정지역의 비경을 전보다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벌써부터 지역주민들은 '경춘대길'이라며,

      관광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소양강에 얼음이 덮이고, 눈까지 두껍게 쌓여 군데군데 드러난 숨구멍이 없다면,

      거침없는 들판과 다름없어 보인다.

      뗏군들의 아라리가 흐르던 강변을, 버스는 주저없이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고개로 넘어가네

       뗏목을 타고서 술잔을 드니

       만단의 시름이 다 풀어지네 "  (인제, '뗏목 아라리' )

     

    3.합강정(合江亭)

      소양강의 시발점이 합강리인데, 이름 그대로 내린천과 서화천(瑞和川)의 두 강이 만나,

      하나로 합쳐지는 곳이다.

      그래서, 서화천을 숫물(雄水), 내린천을 암물(雌水)이라고 부른다.

      "합강정 조망(合江亭眺望)"은 그 산수경치가 잘 어울려 있어, 예나 지금이나 '인제팔경'으로 손꼽는다.

      합강정에는 이 고장에서 태어난 박 인환 시인의 시비가 있다.

      "사랑은 가고 엣날은 남는 것...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朴 寅煥, '세월이 가면' )

     

    4.내린천(內麟川)

      급류타기(Rafting)로 귀에 익은 내린천은, 예사로운 강물이 아니다. 방태산 주위에 골마다 흘러내린

      수 많은 물줄기를 모두 받아 들여서 품어 안고 흐르는, 인제 지방의 젓 줄이다.

      내린천의 원류는, 홍천군 내면(內面)의 소계방산에서 발원한 계방천(桂芳川)이다.

      이 물은 방태산 남쪽의 삼둔(달둔,월둔,살둔)을 차례로 지난 후, 방태산 서쪽에서 북쪽으로 흐름을

      바꾼 다음, 인제군 기린면(麒麟面) 현리에서, 방태천을 흡수한다.

      한편 방태천은, 인제군 기린면 단목령에서 발원하여, 방태산 동,북쪽 사가리(아침가리,적가리,

      연가리,명지가리 또는 곁가리)의 지류를 합쳐, 서쪽으로 흐른 다음, 현리에서 내린천의 원류에

      시집들어간다.

      그래서, 내면의 "내"와 기린면의 "린"을 물 합치듯 합하여 '내린천'이라 부른다.

      "태산은 본디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으므로(泰山不辭土壤) 그 크기를 이룰 수 있었으며

       (故能成其大)하해는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았으므로(河海不擇細流) 그 깊이를 얻을 수 있었다

       (故能就其深) "  (史記)

     

    5.적가리골

      방태천을 거슬러 올라 자연휴양림입구로 들어간다. 방동약수 가는 길을 지나쳐 곧장 가니,

      휴양림매표소이고 오늘의 들머리이다. 제2야영장 지나 구룡교를 건너, 적가리골로 발을 들여 놓는다.

      적가리는  저녁가리의 준말이니, 아침가리의 대칭어이다. 저녁에 잠시 밭을 갈 수 있을 정도의

      해가 비치고, 곧 어두워지는 산비탈에 있는 밭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첩첩산중의 지형적 특성을 잘 말해준다.

      뻥 뚫린 얼음 구멍에서 버들치가 소리치며 돌아다닌다. " 봄이 온다, 봄! "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 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적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  (韓 龍雲, '알 수 없어요' )

     

    6.삼 둔 사 가리

      인제는 전국의 시.군 중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고, 설악산,점봉산,계방산,방태산등 높은 산과,

      내린천 계곡을 비롯한 깊은 계곡이 많다. 그래서, 삼재가 들어 올 수 없는 곳(三災不入之處)이라서,

      세상을 피해 숨어 살 만한, 오지중의 오지라는 '삼 둔 사 가리'가 있다.

      삼 둔은  방태산 남쪽의 내린천이 흘러내리는 계곡 주변 세 곳인데, "둔(屯)"이란, 골짜기가

      넓어져서 '집 짓고 살 만한 언덕'을 말한다. 사 가리는 방태산 북쪽의 물 흐르는 큰 골짜기

      네 곳인데,"가리" 또는 "갈이"는, '밭갈이(경작)할 만한 농지'를 말한다.

      즉, 둔은 집터가 될 만 한 곳이니, 사람이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산골이고, 가리는 농토로 쓸 만한

      땅이니, 경작하여 식생활을 꾸려 나갈 수 있는 산비탈이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  웃지요.  " (金 尙鎔, '남으로 창을 내겠소' )

     

    7.구룡덕봉에 올라

      매봉령에서 오른 쪽으로 완만한 능선을 이루며,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백설이, 가득하니 쌓여있다.

      앞서간 몇 명의 산객들이 러셀을 해준 덕분에, 방향설정을 걱정할 일은 없다.

      그러나, 깊은 눈 구덩이를 헤쳐나가느라, 발을 높이 들어올려야 하므로, 설산에 갇힌 산토끼처럼

      진행이 더디다.

      바람이 잔잔하니, 눈꽃이 함박꽃처럼 탐스럽게 달려있고, 더러는 목련이나 매화가 활짝 핀 듯도 한데,

      우거진 숲인지라, 마치 아마존의 밀림에 눈이 내린 듯 하다. 누구나 없이, 눈꽃의 풍성한 향기에

      취하여, 연신 탄성을 지른다. 간간이 눈꽃이 덩어리 째 와르르 떨어져 목덜미를 덮치니,

      눈 폭탄을 맞은 기분이 시원하고도 상큼하다.

      사진도우미들이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없어, 가까운 산우들만 모델의 행운을 차지한다.

     

      구룡덕봉에 오르니, 사방의 설경이 일망무제로 펼쳐져 있다.

      북족 멀리 대청과 귀청이, 허연 수염을 쓸어 내리며, 신선처럼 앉아 있다.

      동쪽으로는 오대산의 연봉들이 아련히 둘러쳐 있고, 남쪽으로는 개인산과 응복산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다.

      서쪽으로는 주억봉이 주걱을 엎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지척에 있다. 사방의 능선은 펑퍼짐하게

      물결처럼 퍼져있고, 봉우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나지막하니 수수하게 앉아 있다.

      높아도 오만하지 않고, 넓어도 낯설지 않다.

      시골 어느 밭 한 가운데에 들어 선 듯 하다.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산답게,

      산정(山情)이 너그럽고 푸근한 산이다.

      "좋은 풍경을 만날 때마다(每逢美風景) 혹 친한 친구라도 만나는 듯 하다네(或對好親故)

       스스로 강호의 나그네 되어서(自爲江上客)  절반을 산 속에 머물러 산다네(半在山中住)

       " (白 居易, '山中獨吟' )

     

     구룡덕봉 정상에서 설악산 대청봉을 뒤로하여 단체사진

     버스통제로 매표소에서 등산로 입구 까지 2km 걸어들어감

     조대장님의 코스 설명

     

     

     

     

     파랑새대장

     

     말봉님과

     

     

     

     

     

     

     

     

     

     

     토끼님과

     행복통신과 형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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