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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트레킹 3선-해안따라 옛길따라 비경속으로
    산행 과 여행/내고향 울릉도,독도 2013. 2. 17. 23:42

    울릉도는 어디를 가도 비경(秘境)이다. '동해에 박힌 보석'이라 할 만큼 빼어난 섬이다.

    울릉도 비경에 섣부른 설명을 두는 것은 실례다. 소름이 돋을 만큼 원시적이고, 숨겨두고 싶을만큼 아름답다.

    이런 울릉도의 속살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느릿 느릿 뒷짐 지고 걷는(트레킹) 것이 딱이다.

    깎아지른 듯한 해안 벼랑길을 따라 길이 이어지고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올라서기도 한다.

    오가는 길에 특산 식물과 산나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걷는 도중 물안개가 걷히고 수평선이 보이는 날에는

    87.4km 떨어진 독도를 볼 수 있는 뜻밖의 선물을 얻기도 한다.

    봄날, 아직 알려진 것보다 숨겨진 매력이 더 많은 울릉도의 비경속을 걸었다.

     

    ◇ 행남등대가는길=

    도동∼행남등대∼저동 해안 코스는 환상의 해안길로 꼽힌다.

    울릉도 관문인 도동항에서 시작하기에 접근성도 좋다.

    솟아오른 용암과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이 빚어놓은 신비의 풍광을 코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바다와 섬이 만나는 해안 갯바위 가장자리로 아슬아슬 이어지는 오솔길 자체가 명물이다.

    도동항에서 왼쪽을 끼고 돌아가는 해안 절벽길 초입. 벽에 구멍이 숭숭 뚫렸다.

    파도에 할퀴어 팬 자국이다.

    자연환경이 척박해서 울릉도 사람들은 '말도 마이소'라고 하지만 관광객에겐 그것도 장관이다.

    길은 절벽 사이 암굴로 들어갔다가 다시 벼랑을 탄다.

    물빛도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에메랄드빛이라고 하는 바다빛을 볼 수 있고 먹물이 짙게 밴 검푸른 바다도 보인다.

    해안길을 지나 산길을 따라 오르면

    아름드리 곰솔과 털머위 군락지가 사계절 찾는 이들을 반긴다.

    행남등대 전망대 북쪽 앞바다에는 울릉도 부속섬 죽도와 관음도가 저만치 보인다.

     

     등대를 빠져나와 저동항 쪽으로 걸으면 벼랑 꼭대기에 서있는 나무 전망대가 있다.

    절벽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는 수직 나선형 달팽이 계단(높이 57m)이 압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지만 안전은 큰 걱정 안 해도 된다.

    저동마을 촛대바위까지 해안 산책로가 이어진다.

    현무암이 어우러진 이 산책로엔 구름다리와 터널ㆍ전망대ㆍ휴식공간과

    아담한 몽돌해안이 있어 걷는길로는 부족함이 없다.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태하등대 대풍감 길

    울릉도의 걷는길 중에서 사실상 최고의 절경을 자랑한다.

    태하리는 옛 우산국의 도읍지이자 울릉도 개척령이 내려진 이듬해인

    1883년 7월에 54명의 개척민이 첫 발을 내디뎠던 곳.

    태하항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등대까지 40~50분이면 닿는다.

    오르는 길 내내 소나무와 동백나무가 지천이고 때때로 동해가 옥빛을 뽐내 발걸음이 상쾌하다.

     

    산정에서 태하등대까지 10분 거리로 경사가 완만해 평지나 다름없다.

    오솔길은 후박나무, 섬개야광나무 섬고로쇠 등 아름드리 상록수로 어두컴컴하다.

    등대 입구에서 나무데크를 따라가면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인 대풍감 절벽이 나온다.

    대풍감은 돛단배가 이곳 바다에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바라만보아도 아찔한 절벽은 제멋대로 뒤틀리고 구부러진

    울릉도 향나무의 자생지(천연기념물 제49호)다.

    암벽이 칼날처럼 날카롭고 가팔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대풍감에 서면 멀리 비취색 바다와 현포항, 송곳봉,

    바다 위의 코끼리바위 등이 펼쳐놓은 기암괴석의 풍경이 장관이다.

    등대까지 오르며 흘렸던 땀의 수고로움은 한순간에 사라진다.

    전망대는 해넘이 명소로도 유명하다.

    빨갛게 물들이며 수평선과 입맞춤하는 태양이 환상적이다.

    태하등대길을 편하게 찾는 방법도 있다.

    관광모노레일을 이용하는 것.

    총연장 304m로 최대 각도 39도나 되는 가파른 경사를 6분 동안 올라간다.

    20인승 카 2대가 레일을 타고 기암과 숲으로 이루어진 산을 오르면

    마치 암벽등반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 내수전~섬목 옛길

    울릉도에는 정들면 못 떠난다는 정들포 마을이 있다.

    정들포는 울릉도 북쪽 북면 끝에 위치한 작은 어촌으로 석포마을로 불린다.

    울릉도 개척 당시 주민들이 정착해 오랫동안 살다보니

    정이 들어 외지로 떠나갈 때 울고 간다고 해서 정들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옛길은 내수전일출전망대로 유명한 내수전에서 섬목에 이르는 4.4㎞ 구간.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험한 산세 때문에 일주도로도 이곳을 범하지는 못했다.

    덕분에 원시림으로 변한 옛길에는 섬잣나무, 섬단풍나무

    울릉도에만 자라는 특산식물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다.

    원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옛길은 내수전에서 시작된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죽도를 벗삼아 옛길로 들어서면

    바닥에는 지난 계절 떨어진 낙엽들과 솔잎들이 수북이 깔려 양탄자를 걷는 듯하다.

    옛길은 울릉도 사람들조차 가본 적이 거의 없다는 산길로

    20여 년 전만해도 저동과 북면을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였다.

     

     풍랑으로 뱃길이 끊어지면 석포와 죽암, 선창 등에 살던 섬사람들은 저동까지 가서

    소금과 쌀, 옷가지 등 생필품을 지게에 지고 가파른 산길을 넘어야 했다.

    한 사람이 걷기에 적당한 옛길은 울창한 숲으로 덮인 산허리를 돌 때마다

    오른쪽으로 숲 속에 숨어 있던 동해바다가 숨바꼭질 하듯 불쑥불쑥 나타난다.

    정매화곡 쉼터를 떠나 30분 남짓 걸으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며

    아름드리 소나무숲길 아래 넓은 지게골이 나타난다.

    산죽 우거진 숲 너머로 죽암해수욕장과 딴바위가 그림같이 펼쳐지는 석포 삼거리가 나타난다.

    옛길의 끝에 위치한 석포전망대는 울릉도의 3대 비경인

    관음도와 죽도, 그리고 북면의 해안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왕복 3~4시간 정도

    ◇ 여행메모

    △ 가는길

    묵호와 포항에서 들어간다.

    서울에선 묵호가 가깝다. 배에 따라 2시간20분~2시간40분.

    뱃시간은 오전 10시. 기후 여행상품에 따라 뱃시간이 조정된다.

    편도 4만9000원부터. 서울대아고속해운(02-514-6766)

    묵호여객선터미널 (033-531-5891). 울릉도관광안내소(054-790-6454)

    △ 먹거리

    보배식당(054-791-2683)의 홍합밥이 유명하다.

    도동항에서 도보로 5~10분 거리다. 홍합밥 1만원, 홍합죽 1만2000원.

    대부분의 식당에서 오징어회ㆍ무침 3만원,

    오징어 물회ㆍ복어탕을 내놓는다. 약소불고기도 맛있다.

    △ 볼거리

    울릉도의 주봉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성인봉 원시림은 태고적 신비로움이 넘쳐난다.

    성인봉 등산로주변에 나리분지도 들러볼만하다.

    독도유람선, 울릉도유람선, 죽도관광 등도 즐길 수 있다.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신청.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섬일주 투어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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