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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도 오징어
    산행 과 여행/내고향 울릉도,독도 2008. 8. 15. 15:59
    ▲ 최상품의 오징어는 황금빛을 띠며 광택이 난다.
    ⓒ2005 배상용
     
    흔히들 오징어 하면 '울릉도'를 연상합니다. 육지에서 오징어를 판매하는 상인들은 똑같은 바다에서 잡아 건조를 하는데 육지의 오징어와 울릉도 오징어와는 큰 차이가 없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오징어 건조업을 하시는 분들은 좋은 오징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잡은 오징어를 얼마만큼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며 빨리 말리느냐에 따라 맛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런 까닭에 다른 어선들보다 많이는 잡지 않아도 적당히 잡아 빨리 뱃머리를 항구로 돌려 신선도가 좋을 때의 오징어를 높은 가격에 팔아버리는 어선들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오징어 특유의 검은빛이 돌고
    ⓒ2005 배상용
     
    오징어를 구입한 중매인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에 오징어 내장을 빼내고 맑은 물에 씻은 다음 신속하게 건조장으로 옮깁니다.

    울릉도 오징어가 최고인 이유 중의 하나는 단연 울릉도 맑은 물과 공해 없는 해풍과 맑은 햇살 덕택이라 하겠습니다. 거기에다 남들보다 좀더 빨리 오징어를 신선한 상태에서 건조를 시킨다면 당연히 최상품의 마른 오징어가 될 수밖에 없겠지요.
    ▲ 오징어 다리의 빨판(흡판)은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고
    ⓒ2005 배상용
     
    최고의 오징어를 생산해 내는 데 최상의 기후조건을 가진 울릉도이기에, 울릉도 오징어는 육지의 '조미 오징어'와의 경쟁에서도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의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최상품의 오징어를 고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그 빛깔이 거무스름하고 윤택이 흐르며 황금빛이 흐릅니다. 다리의 빨판(흡판)이 훼손되지 않고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오징어가 최상품의 오징어이며 분이 피어 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오징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오징어 뒷면은 붉은빛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2005 배상용
     
    오징어에 분이 피어 있다는 것은 공기와의 접촉이 그만큼 많았다는 증거이자 오래된 오징어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옛날 어민들은 오징어를 말린 다음 창고에 보관하면서 공기와의 접촉을 방지하려 담요 등을 덮어두기도 했습니다.

    요즈음 오징어의 경우는 대부분 말린 후에 냉동실에 보관하기 때문에 분이 피어 있는 오징어는 거의 보기 힘듭니다. 그 정도로 오징어의 보관 방법 또한 많이 향상 되었습니다.
    ▲ 몸통과 다리를 잇는 부분은 상당히 빛깔이 맑다
    ⓒ2005 배상용
     
    울릉도에 오시면 오징어 가게들마다 '당일발이 오징어 판매'라는 용어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그날 잡아서 그날 말린 오징어를 뜻합니다. 당연 오징어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겠지요.

    오징어의 종류에는 일반 횟집에 횟감으로 나가는 생오징어와 건조 오징어 즉, 말린 오징어가 있습니다. 말린 오징어 중에서도 '냉동 오징어'와 '당일발이 오징어'가 있습니다. 냉동 오징어의 경우 원양어선들이 며칠이고 바다에 나가 오징어를 잡아 냉동창고에 꽁꽁 얼려 보관한 오징어를 말합니다.
    ▲ 보관은 항상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해야하고
    ⓒ2005 배상용
     
    그날 바로 잡아서 말린 오징어와 냉동실에 꽁꽁 얼려두었다가 해동시켜 말려놓은 오징어가 맛이 똑같다고 하면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얘기하려는 오징어가 바로 당일발이 오징어에 관한 것입니다. 당일발이 오징어 중에서도 최고로 빨리 말린 오징어, 쉽게 말해 어민들이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잡아 올리는 오징어 중에 최고로 좋은 오징어를 선별해 한 마리씩 바로 내장을 제거하고 물에 씻은 다음 배에서 바로 걸어 말리는 오징어, 흔히들 울릉도에서는 '배 오징어'라고 얘기들을 합니다.
    ▲ 좋은 오징어는 찢으면 몇갈래의 보푸라기가 일어난다
    ⓒ2005 배상용
     
    어민들이 간혹 오징어를 잡다가 눈에 띄는 '그냥 팔기에는 너무 아까운' 정말 좋은 오징어를 챙겨두었다가 배 위에서 바로 말린 것을 말합니다. 이런 오징어는 대개 어민들의 친척들에게나 선물로 보내는 것으로 주로 쓰인답니다.

    그냥 일반 가게에 판매를 한다면 기존 상회에서 팔리는 오징어보다 두 배 정도의 가격에도 충분히 팔리는 최고의 오징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징어 모양이 그렇게 이쁘진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오징어는 모양새를 좋게 하기위해 말리는 과정에서 예쁘게 손을 보지만 '배오징어'의 경우는 그렇게 이쁘지 않은 것이 특징입니다. 워낙 바쁜 일과 속 어선 위에서의 생활이라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황금색 빛깔의 오징어 (앞면과 뒷면)
    ⓒ2005 배상용
     
    기사를 쓰며 일반상점에서 판매하는 오징어와 비교사진도 찍어 올려 드리고 싶지만 만약 그렇게 하면 울릉도 상점에서 파는 오징어는 모두 안 좋다는 인식을 가지게 될까봐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상점에서 파는 오징어가 안 좋은 것이 아니라 기자가 오늘 소개하는 오징어가 너무 좋다는 얘깁니다. 울릉도 주민이라 해도, 그리 쉽게 구할 수 없는, 아무나 먹을 수 없는 그런 오징어라는 얘기지요.

    ▲ 붉은색을 띤 오징어 껍데기를 벗기면 황금색을 띈다
    ⓒ2005 배상용

     
    혹, 울릉도에서 사시는 분이 오징어를 보내줬는데 포장도 되지 않고 그저 신문지나 일반 봉지에 넣고 그리 이쁘지 않은 딱딱한 오징어를 보내줬다면 이 기사의 사진과 비교해 보세요. 비슷하다면 최상품의 울릉도 오징어를 선물 받으신 겁니다.

    오징어를 잡을 때마다 최상의 오징어를 한두 마리 선별하여 어민들이 어선에서 직접 말린 오징어라 그 갯수도 그리 많지 않고 일반 상점에서도 유통되지 않는 울릉도의 '배오징어', 이것이 울릉도 최고의 오징어라 자신있게 자랑합니다.
    ▲ 입맛에 따라 한번 드셔 보시죠?
    ⓒ2005 배상용
     
    아마 '좋은 오징어 고르는법'이라는 책이 나온다면 가장 앞페이지에 화려하게 인쇄될 최상품의 오징어라 감히 말씀 드립니다.

    '울릉도에 오시는 분들. 이 사진 기억하시고 오징어 구입하시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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