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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제10회 보은의 달 편지쓰기 대회 시상식
    우정사업 홍보/우정사업이야기 2009. 7. 20. 15:46

     

     

     

     

     

    제10회 보은의 달 편지쓰기 대회 시상식

    - 일본인 며느리 이노세 요시미씨 지식경제부장관상 수상 -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본부장 남궁 민)가 개최한 ‘제10회 보은의 달 편지쓰기대회’ 시상식이 16일 오전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노세 요시미씨(경북 봉화·40)가 ‘우리 오까아상(어머님)께’라는 편지로 일반부 대상을 차지,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노세씨는 9년 전인 1997년, 한국으로 시집 온 일본인 주부로 편지에서 그 동안 자신을 친딸처럼 보살펴준 시어머니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구절구절 적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6만8,505 통의 편지글이 도착, 중·고등학생부 대상은 조혜진 양(군산여자상업고2)이, 초등학생부 대상은 최주영 군(충주남산초6) 군이 각각 수상의 영예을 안았다. 입상작들은 작품집으로 발간돼 전국 우체국과 입상 학생의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다.

     

    [사진설명] 16일 서울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제10회 보은의 달 편지쓰기대회’ 시상식에서 이노세 요시미씨(맨왼쪽)가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으로부터 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한 후 아들 이승목군(8)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붙임] 다음은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이노세 요시미 씨의 편지글 전문이다.

     

    제 목 : 우리 ‘오까아상’(어머님)께

     

    따뜻한 봄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목련이나 벚꽃들은 언제 사라졌는지 벌써 새잎들이 우거진 계절이네요.

    어머님, 다리는 어떠세요? 속은 괜찮으시고 잘 잡숫고 계시는지? 우리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요.

    9년 전에 제가 일본에서 시집와서 한번 일본말로 쓴 편지를 드렸지만, 이렇게 한국말로 어머님께 편지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어머님, 저는 지금도 어머님이 어떻게 일본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셨는지 신기해요. 9년 전에 어머님이 처음 저를 보시고 ‘요꾸 기마시다네!(잘 왔네)“라고 일본말로 인사 해주셨어요. 생각이 나세요?

    제가 예상치 못했던 어머님의 입에서 나온 일본말...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때 저는 한국말이라고 하면 ‘안녕하세요’ 밖에 몰랐으니까요. 그 배경에 한국과 일본사이의 잔혹한 역사가 있다는 것을 어머님의 미소 덕분에 잊고 지냈습니다.

    어머님, 셔터만 누르면 자동으로 필름을 감아주는 카메라가 있잖아요. 옛날에 그 카메라는 일본말로 ‘바까청 카메라’라고 불렀어요. 그카메라의 이름이니까 저도 당연히 ‘바까청카메라’라고 불렀지요. 근데 나중에 교회언니한테 놀라운 사실을 들었어요. ‘바까청카메라’의 뜻은 ‘바보도 조선 사람도 쓸 줄 아는 카메라’래요. 그 사실을 알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잘못한 역사가 원망스러웠고, ‘모른다’는 것도 죄라고 알았습니다. 모른다고 해도 한민족을 업신여긴 말을 썼는 것은 사실이니까 왠지 무서웠어요.

    어머님의 친정 어버님은 일제시대 때 일본사람이 만들었다는 철도국에 다니셨다고 하셨지요? 집도 ‘다다미’가 있는 일본식으로 지었는 집에 사셨고, 구두도 신고 다닐 수 있을 정도 유복한 생활을 하셨지요. 그래도 전쟁이 끝나자 일본사람들이 다 일본에 철수하고 아버님은 실업자가 되셨고, 그후 여러 가지 일을 하시고 노력하셨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답니다.

    공부를 좋아하는 소녀였지만 어머님은 결국 국민학교 4학년 까지 다니고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어머님의 아버님은 병들고 하늘나라에 떠나셨다고....

    혹시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지 않았더라면 어머님의 가족은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럴 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그래도 일본말을 썼던 시절을 가끔 그리워하시는 어머님...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님, 어머님은 결혼하시고 나서도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아기가 태어나서 기쁨도 잠깐사이, 남편이 전쟁터의 이슬로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그때 어떻게 그 슬픔을 견디셨을까?

    제가 첫아이를 유산하고 너무 슬퍼서 힘들었을 때, 어머님의 젊은 시대의 아픔을 생각해봤습니다. (그래도 하느님이 데리고 고 갔는 사람이 제 남편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아이는 또 갖을 수 있잖아)라고 자기 자신을 달래고 또 달랬어요. 뭐 보다 승목이 아빠가(당신의 아들이) 그런 저를 슬픔 속에서 구해주었어요. 그래도 어머님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얼마나 우셨을까?

    어머님, 그렇게 한이 많은데도 어떻게 그렇게 밝게 웃으시고 남을 배려하는 넓은 마음을 갖고 계시는지..?

    제가 처음 분만실에 들어갔을 때 한숨에 달려와 주셨잖아요. 수술로 아이를 낳고 입원하는 동안에도 “친정엄마라고 생각하고, 사양치 말고 뭐든지 말해”라고 다정하게 말씀해주시고, 정성껏 우리 母子를 돌봐주셨지요. 특히 열이 나서 땀으로 젖었던 제 몸을 따뜻한 물수건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꼼꼼하게 잘 닦아주셨을 것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머님, 요즈음 전화를 드리면 마지막에 “전화 고맙다”라고 말씀해주시는 어머님, 전에는 용건만 들으시고 전화비가 아깝다고 끊는 것이 바쁘셨는데...

    어머님의 건강보다 저의 류마티스 관절염을 걱정해주시는 어머님. 어머님, 정말 친정 엄마 같습니다.

    효도 못해드리고 죄송하지만, 어머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니까 어머님께 걱정 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머님, 태어났을 때부터 한 달동안 어머님 품속에서 자란 손자들... 아직 막내가 6살이에요. 나중에 커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어머님이 옛날이야기를 잘 들려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님 건강하셔야 해요! 그리고 이제부터는 보다 더 많은 행운이 찾아들기를 빌고 또 빕니다.

     

    2009. 5. 20

     

    일본며느리 이노세 요시미(猪瀨 良美) 드림

    출처 : 365일 행복메신저 ♡서울체신청♡
    글쓴이 : 계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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